거장도 사랑 앞에서는 그냥 평범한 아저씨였다
피카소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아마 대부분 "어려운 그림 그리는 천재" 정도로 생각할 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피카소 그림들을 쭉 보다 보니까 신기한 걸 발견했어요. 이 사람, 여자친구 바뀔 때마다 그림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마치 다른 사람이 그린 것처럼 말이에요.
특히 50대 이후에 만난 두 여자 이야기가 정말 재밌어요. 도라 마르라는 여자와 프랑수아즈 질로라는 여자. 이 두 사람을 만나면서 피카소 그림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솔직히 말하면, 미술 전문가도 아닌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좀 우스울 수도 있어요. 그래도 일반인 눈으로 봐도 느껴지는 게 있더라고요.
도라 마르, 똑똑한 여자와 함께한 우울한 시절
1936년, 55세의 피카소가 29세의 도라 마르를 만났어요. 이 여자가 좀 특별했나 봐요. 그냥 예쁜 모델이 아니라 사진작가였거든요. 요즘으로 치면 인플루언서? 아무튼 머리도 좋고 예술도 아는 여자였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때가 때였어요. 스페인에서 내전이 터지고, 유럽 전체가 전쟁 분위기였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6.25 전쟁 같은 상황?
이때 피카소가 그린 그림들 보면... 와, 정말 우울해요. 「울고 있는 여인」이라는 그림 있는데,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어요. 얼굴이 완전 뒤틀려 있고 눈물 흘리는 모습이 너무 슬프더라고요.
미술관 가이드가 그러는데, 이 그림 모델이 도라 마르래요. 사랑하는 여자가 우는 모습을 이렇게 그렸다니... 당시 피카소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1937년에 그 유명한 「게르니카」도 그렸죠.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본 그 그림 말이에요. 근데 재밌는 건, 도라 마르가 피카소가 이 그림 그리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뒀다는 거예요. 요즘으로 치면 작업 과정을 인스타에 올린 셈?
아무튼 이 시기 그림들 보면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워요. 시대가 시대였으니까 어쩔 수 없었겠지만요.
프랑수아즈 질로, 젊은 여자가 가져온 반전
그런데 1943년에 반전이 일어났어요. 61세의 피카소가 21세의 프랑수아즈 질로를 만난 거죠.
40살 차이라니! 요즘 같으면 완전 스캔들감이겠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둘이 10년간 같이 살면서 아이도 둘이나 낳았어요.
그리고 피카소 그림이 갑자기 확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진짜 신기할 정도로요.
1946년에 그린 「꽃을 든 프랑수아즈」라는 그림 보면, 이전 그림들하고 완전 딴판이에요. 색깔도 화사하고 전체적으로 기분 좋은 느낌? 마치 겨울에서 봄으로 바뀐 것 같더라고요.
전쟁 끝나고 그린 「평화」라는 작품도 있는데, 제목부터 희망적이잖아요. 아마 젊은 여자친구 만나서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요. 60넘은 아저씨가 20대 여자 만나면 그럴 만하죠 뭐. (농담이에요!)
특히 질로와 낳은 아이들 그린 그림들이 정말 따뜻해요. 60넘어서 아빠 된 기쁨이 그림에서 느껴져요. 늦둥이 아빠들이 그렇잖아요, 더 예뻐하고 그러는...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가 있나?
두 시기 그림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정말 신기해요. 같은 사람이 그린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거든요.
도라 마르 시절엔 검은색, 회색, 파란색 이런 차가운 색깔들이 주로 나오는데, 프랑수아즈 질로 시절엔 노란색, 분홍색, 주황색 이런 따뜻한 색깔들이 팍팍 터져나와요.
그림 그리는 방식도 완전 달라졌어요. 도라 마르 그릴 땐 선도 날카롭고 각져 있는데, 프랑수아즈 그릴 땐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워요.
이게 그냥 그림 기법이 바뀐 게 아니라, 피카소 마음이 바뀐 거 같아요. 우울할 때랑 행복할 때 글씨체도 다르잖아요? 그런 것 같더라고요.
미술 전문가들은 뭐라고 설명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인인 제가 봐도 확실히 느껴져요. 사랑하는 사람에 따라서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구나.
나이 들어도 사랑하면 달라진다
피카소 이야기 보면서 든 생각이 있어요. 아, 나이 먹는다고 끝이 아니구나.
이미 유명한 화가가 된 피카소도 새로운 사랑 만나니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요. 50대, 60대에도 말이에요.
도라 마르 만났을 땐 시대가 어려우니까 같이 아파하면서 깊은 그림을 그렸고, 프랑수아즈 만났을 땐 젊은 에너지 받아서 밝은 그림을 그렸어요.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잖아요. 50대에 새로운 사람 만나서 완전히 달라진 사람들 말이에요. 갑자기 옷차림이 젊어지고, 표정도 밝아지고...
피카소가 그림으로 보여준 거죠. 중년이라고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는 걸요.
물론 우리는 피카소처럼 그림을 그리지는 않지만, 누구든 새로운 사랑 만나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 같아요. 피카소 붓이 새로운 색깔로 물들었듯이, 우리 인생도 언제든 새로운 색깔로 칠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중년이 되어도 포기하지 말자는 거죠. 피카소도 61세에 21세 여자 만나서 10년을 행복하게 살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게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