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년 전 거울 속 내 모습이 싫어졌다. 배는 나오고, 머리는 없어지고... 항상 몸은 무거워 잦은 피로로 일상의 활력을 잃어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불안감이 갑자기 찾아왔다.
하지만 그 당시 내 컨디션으로는 등산 등 무리한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가서 의사 선생님이 금지시켜서 무리가 덜 가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고민했다. 그때 생각난 것이 수영이다.
30대 초반에 회사 근처에서 초급자 수영반에 등록해서 6개월 정도 했지만 나간 날이 빠진 날보다 더 적었다. 하지만 수영에 대한 내 마음은 끊어지진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찾은 수영장,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래도 걱정한 것보다는 내 몸은 수영장 물을 기억해 주었고 자유형부터 조금씩 연습해 나가기 시작했다. 요즘은 하루라도 수영을 빼먹으면 웬지 서운하고 그렇다. 지금 중년인 나에겐 수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삶의 활력소가 되어 준 것 같다.
수영장에 가 보면 많은 중년 남녀분들이 수영을 하시는 걸 볼 수 있는데 더 많은 분들이 수영에 대한 매력을 같이 느끼고 알았으면 해서 이 포스팅을 시작하려 한다.
처음 수영을 시작하는 중년에게 – 실전 팁
수영장에 가 보면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영을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요? 쉽지가 않습니다. 평생 물 근처에 안 가본 분들은 더 심하겠죠. 강사의 설명으로 그냥 될 것 같은데 말이죠. 뭐든지 시작이 중요하니 시작하는 초급자분들을 위한 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수영장 고르기 – 가까운 곳, 깨끗한 곳
장소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조건 거리입니다. 주로 수영에 아침에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몰라도 겨울철에는 정말 나가기 힘든 운동입니다 모두 다 이해하실 겁니다. 강사나 회원들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수질이나 시설 등도 무시할 수는 없지요. 그리고 처음에는 사람이 없는 한가한 시간대를 추천합니다. 초급자들은 주변 신경 쓰다가 본인 연습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수영복, 수경, 수모 – 꼭 비싸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운동을 하던 장비빨을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하지만 수영은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라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브랜드의 고가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수영복은 편안한 실내 수영복이면 다 괜찮고 수경은 실내이니 짙은 색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모는 요즘은 대부분 실리콘 수모를 사용하지만 머리에 압박감이 심하신 분들은 천 소재를 사용하셔도 무관합니다. 참... 그리고 요즘에는 귀마개를 사용하시는 분이 많아졌어요. 장비가 그 사람의 실력을 나타내는 건 아니니까요.
루틴과 마음가짐 –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처음 수영을 시작하는 분들이 제일 궁금한 게 나는 얼마나 지나야 저 사람처럼 수영을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일 겁니다. 다들 마음이 급합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수영은 정말 마라톤 같은 운동입니다. 골프처럼 자기 핸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욕심 낼 일이 없어요. 자유형 발차기부터 강사님의 진도 스케줄에 맞춰 하나씩 배워나가면 수영을 포기해야 할 분이 없을 겁니다. 일단 하루 1시간 정도 주 2~3회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꾸준히 해보니 알게 된 중년 수영의 힘
- 관절에 무리가 없다
중년이 되니 무릎이나 다른 몸 신체 부위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영은 다릅니다. 수영장 물의 부력 때문에 체중 부담이 확 줄어들고 관절에는 거의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서 마음껏 전신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저도 무릎이 안 좋아서 등산이나 러닝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수영은 오히려 더 부담이 없어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더라도 계속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 체크입니다. - 전신 운동, 유산소 운동 – 살 빠지고 몸이 바뀐다
수영은 몸 한 부위로만 할 수 없는 운동입니다. 팔 다리 복부 등... 안 쓰는 근육이 없습니다. 진정한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게다가 물속에서 몸을 움직이니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해도 물속 저항으로 칼로리 소모가 크고 땀은 나는지 못 느끼지만 운동 강도는 은근히 강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복부나 등이 튼튼해지는 변화를 느꼈고 수영을 하기 전보다는 몸이 가볍고 유연해진 것 같아요. 걸음걸이도 바뀌고 무릎이나 허리통증도 한결 좋아졌습니다. 웨이트 운동도 체형을 바꿀 수 있지만 수영처럼 천천히 꾸준히 체형을 바꾸는 게 안정적인 것 같아요. - 스트레스 해소와 수면의 질 향상
수영을 하시는 분들은 다 느끼고 계시겠지만 물속에 있으면 세상과 단절된 나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휴가 철 리조트 수영장에서 한가히 수영을 한다면 그런 파라다이스가 또 없지요. 수영을 하면서 느끼는 이런 감정들이 쌓였던 스트레스를 씻어주고 활기를 주는 것 같에요. 또 수영을 한 날은 수면의 질이 확 달라집니다. 우선 몸이 평소보다 더 피곤함을 느껴 불면증 없는 밤을 보낼 수 있지요. 다음 날 아침엔 평소보다도 더 개운함을 느끼고요. 운동을 통해 몸을 사용하고 다시 이것이 우리에게 정신적인 위로가 된다면 수영은 운동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체력이 향상된다
수영을 시작하고 곧 바로 실력이 향상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반듯이 향상됩니다. 바로 체력입니다. 예전에 지하철역에서 항상 에스컬레이터 오른쪽에 서서 올라갔지만 수영을 하고 나서는 왼쪽으로 젊은 친구들처럼 걸어서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갑니다. 무리하게 단기간에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아니더라도 평소 일상에서 활력을 다시 찾고 싶다면 수영은 최고의 선택입니다. 점점 수영이 익숙해지고 숙련이 되면 전체적인 몸의 에너지가 상승되어 더 큰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 부분입니다.
수영은 운동 그 이상 – 내 삶을 바꾸다
수영장에서 물에 몸을 맡기고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다 보면 수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수영은 운동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삶을 즐기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하였지만 이제는 나의 하루에서 가장 중요한 루틴이 되었고 그 시간을 통해 마음도 맑아지고 복잡한 마음도 정리되는 기분입니다. 매일 똑같은 일과로 반복되는 하루하루 속에서도 수영이라는 운동은 나 스스로에게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한 선물과도 같은 의미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동료들과 함께 하기 힘든 요즘 같은 시기에는 누구에게 자랑하기 위한 운동도 아니고 다른 운동처럼 경쟁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혼자 스스로 묵묵히 즐기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운동을 통해서 삶을 조금씩 더 건강하고 의미있게 만들면서 수영이라는 평생 친구를 만나시길 바라봅니다.
마무리하며 – 당신도 수영이라는 평생 친구를 만나길
혹시 지금, 뭔가 운동을 시작하고 싶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몸이 따라줄까 망설여진다면…
수영을 시작해 보세요. 처음은 그저 물에 몸을 맡기는 것, 그 한 걸음이면 충분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나를 위한 루틴 하나쯤은 필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