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티빙에서 뭘 볼까 하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영화 한 편. 바로 1997년작 접속입니다.
처음 개봉했을 땐 군 복무 중이라 극장에서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25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제대로 감상하게 되었네요.
90년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영화를 통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은 그 시절과 영화 이야기를 함께 적어봅니다.
영화 줄거리, 간단하게 떠올려보면
장윤현 감독의 연출, 그리고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
당시엔 정말 믿고 보는 배우들이었죠.
한석규가 연기한 동현은 라디오 PD, 전도연이 맡은 수현은 쇼핑몰 고객 상담원. 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두 사람은, PC통신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채팅으로 시작된 대화는 점차 마음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하고, 결국 현실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게 되죠.
여러 갈등과 오해가 있었지만, 영화는 피카디리 극장 앞에서 두 사람이 마주 보는 따뜻한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영화 속 배경에서 마주한 그때 그 시절
-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조심스럽게 채팅하던 장면
- 두꺼운 CRT 모니터, 삐삐, 공중전화, 전화선 꽂고 모뎀 연결하던 풍경들
- 담배 연기 자욱한 술자리 장면
- 정장과 블라우스로 대표되는 출근 패션
요즘 세대에겐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그 시절은 그렇게 살아갔습니다.
불편했지만 더 따뜻했던 시대
느리고 복잡했지만, 그만큼 사람 사이의 연결은 더 진심이었습니다.
PC통신으로 시작된 대화, 편지로 이어지는 만남, 조심스러운 고백들. 지금처럼 즉석에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니었기에, 오히려 더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곡 없인 접속을 말할 수 없죠
바로 Sarah Vaughan의 A Lover's Concerto.
영화보다 이 노래를 먼저 떠올리는 분도 많을 겁니다.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서 쉽게 찾아들을 수 있으니, 영화와 함께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마무리하며
지금은 훨씬 편리하고 빠른 시대지만, 가끔은 그 시절의 여유와 정서가 그리워집니다.
접속을 다시 보며, 그때 우리들의 일상과 사랑, 그리고 시간의 속도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혹시 이 영화를 아직 못 보셨다면, OST와 함께 한 번쯤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시절의 감성과 향수가 고스란히 전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