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나서 한 3개월 정도는... 솔직히 말하면 정말 답답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TV 보다가 졸고, 또 TV 보고...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싶더라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구청 가서 볼일 보는데 게시판에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 이런 게 붙어있더라고요. 처음엔 "아, 또 공공근로 그런 거겠지"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좀 달랐어요.
지금 2개월째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후기 남겨봅니다.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가 뭔지부터
간단히 말하면 50살 넘은 사람들 위한 일자리 사업이에요. 그런데 일반 공공근로랑은 다르게 우리가 그동안 직장에서 했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들이거든요.
저는 오랫동안 일반 사무직으로 일했었는데, 지금은 구청에서 행정 업무 지원하는 일 하고 있어요. 민원 접수 정리하고, 전화 받고, 각종 서류 작성하고... 뭐 그런 거요.
처음에는 "내가 여기서 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젊은 직원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더라고요. 오랫동안 직장 생활 해본 게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어요.
시민분들도 저처럼 나이 있는 직원이 차근차근 설명해드리면 더 편안해하시는 것 같고요.
누가 할 수 있는지 궁금하죠?
- 50살부터 65살까지
- 지금 일 안 하고 있는 사람 (당연히 백수여야 하죠 ㅋㅋ)
- 그 지역에 사는 사람
그리고 경력이나 자격증 중 하나는 있어야 해요.
- 경력은 관련 분야 3년 이상이면 되고,
- 자격증은 산업기사 같은 거 있으면 좋아요. 없어도 경력으로 충분해요.
사무직도 경력이고, 영업도 경력이고, 생산 관리도 경력이에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어떤 일들이 있는지 알아봤어요
제가 하는 것처럼 일반 행정 업무도 있고, 생각보다 다양하더라고요.
- 회계: 세무 관리, 창업 멘토링 등 소상공인 지원
- 문화예술: 문화센터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 안전환경: 드론 자격증 있는 분들이 도시 안전 점검
- 기타: IT, 교육, 복지 등 분야도 다양
내가 뭘 했었는지에 따라 찾을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예요.
어디서 어떻게 신청하냐가 문제였어요
이게 제일 답답했거든요. 처음엔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 구청·시청 홈페이지 공고 게시판 확인
- 중장년내일센터 방문 또는 전화 상담 (개인 맞춤 일자리 추천)
- 워크넷 검색 – "신중년" 키워드로 검색
실제로 해보니까 어땠냐면
솔직히 첫 일주일은 좀 어색했어요. 구청 직원들이 다 저보다 어리니까... "내가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자연스러워지더라고요. 젊은 동료들도 제 경험을 인정해주고, 업무에 대해서 조언 구하는 경우도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복잡한 민원 업무를 차근차근 도와드렸을 때 시민분이 "덕분에 일이 수월하게 처리됐다"고 고마워하실 때예요. 그때 정말 뿌듯했어요.
급여도 나쁘지 않아요. 한 달에 170만 원 정도 받고, 4대 보험도 되고... 용돈벌이로는 충분하죠.
근데 무엇보다 집에만 있을 때보다 훨씬 활기차요. 일어날 이유가 생기니까 좋더라고요.
지원할 때 알아두면 좋을 것들
- 이력서: 구체적으로 작성 ("일반사무 담당" → "직원 몇 명 규모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등)
- 면접: 젊은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점, 배우는 데 거부감 없다는 자세, 지역 사회 기여 의지 강조
자주 궁금해하는 것들
Q. 나이 차이 때문에 눈치 보이지 않나요?
A. 처음엔 좀 그런데 금방 적응돼요. 오히려 경험 많다고 인정해주는 분위기예요.
Q. 정말 재취업에 도움되나요?
A. 네,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요즘 일하는 방식도 배우니까 확실히 도움돼요.
Q. 몇 개월 정도 할 수 있어요?
A.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인데, 잘하면 연장도 가능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퇴직하고 "이제 뭐하지?" 이런 생각 들잖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근데 이거 해보니까 "아, 내가 아직 할 일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도움이 되거든요.
물론 모든 분에게 맞는 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집에만 있어서 답답하고, 뭔가 의미 있는 일 하고 싶다면 한번 알아보세요.
일단 구청 홈페이지부터 들어가 보시고, 중장년내일센터에 전화해서 상담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나이 든다고 끝이 아니에요. 오히려 이제부터가 우리 경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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